결혼 후 장 보는 일은 항상 남편과 함께였습니다. 남편이 일이 없는 날에 마트를 갔습니다. 물론 기대했습니다. 혼자 가고 싶다고요. 근데 못 했습니다. 운전을 못 했으니까요.
아이가 2명 생기면서 장을 보는 양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주 1회 큰 마트에 가서 한 주일치를 다 사야 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주말이 언제인지에 따라 우리 식탁이 결정됐습니다. 정말 답답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내가 왜 못 사러 가지?
이 모든 답답함이 모여서 결국 운전을 배우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수원 광교동에 사는데 근처에서 방문운전연수를 찾아봤습니다. 4일 코스가 여러 곳에서 나왔습니다. 가격은 45만원부터 55만원이었습니다.
저는 48만원짜리 4일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좀 더 저렴한 과정도 있었지만 후기가 가장 진솔했거든요. 책임감 있게 가르친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예약하고 첫날을 기다리면서 떨렸습니다. 이제 정말 할 일이 남았다고 생각했거든요.
첫날 아침 선생님이 광교동 우리 집 앞에 오셨습니다. 제 차 (카니발)로 연습하기로 했거든요. 어린이들 3명이 타고 다니는 차를 나는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걱정했습니다.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여자분들 많이 이 큰 차도 잘 모십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광교동 새벽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큰 차는 핸들도 무거웠고 감도 다 달랐습니다. 처음엔 매우 어색했습니다. 선생님이 "페달 감을 먼저 맞춰볼까요"라고 했습니다. 큰 차의 브레이크와 악셀은 정말 미세한 조절이 필요했습니다.
첫 3시간은 기초에만 집중했습니다. 광교동을 빠져나가는 길, 신호등 맞추기, 기초적인 사항들. 오후가 되니까 조금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큰 차로 좁은 도로를 지나가는 게 무섭더라고요.
"차의 크기에 맞춰서 운전하면 됩니다. 아이들 3명이 타있다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가세요"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내가 운전하는 건 아이들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었거든요.
둘째 날은 마트 연습을 했습니다. 광교동 근처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으로 갔습니다. 큰 차를 주차장에 들여놓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처음엔 4번이나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ㅠㅠ 손가락이 아프도록 핸들을 돌렸습니다.

선생님이 "차가 크니까 미러를 자주 보세요. 뒤에서 본 모습을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정말 그 조언이 도움이 됐습니다. 5번째부터 한 번에 주차가 시작됐습니다. 성공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마트 주차장에서 평행주차도 배웠습니다. 큰 차에서 평행주차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각도가 조금만 틀려도 안 됐거든요. 여러 번 실패했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엄마가 이 차 혼자 주차했어?"하고 옆에서 보는 남편의 놀란 표정이 정말 웃겼습니다 ㅋㅋ
셋째 날은 실제로 우리가 주로 가는 마트 코스로 연습했습니다. 광교동에서 출발해서 수원 시내 쪽 대형마트들을 돌았습니다. 각각 다른 구조의 주차장들이었습니다. 지하주차장, 실외주차장, 경사진 주차장. 모든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각 마트에서 실제로 주차를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받고 힘들었지만 반복하다 보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아이들 데리고 장 보러 가셔도 됩니다"라고 했습니다.
넷째 날 마지막은 혼자 마트를 가는 시뮬레이션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뒷좌석에 앉으시고 저는 주도적으로 운전했습니다. 목적지도 정하고, 길도 찾고, 주차도 하고... 모든 걸 혼자 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선생님이 아무 말도 안 하셨습니다. 저를 관찰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선생님이 "충분히 혼자 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시고 안전하게만 운전하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연수를 받은 다음날부터 혼자 마트를 갔습니다. 아이들 둘을 데리고요. 처음엔 떨렸지만 주차를 성공하고 나니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제 매주 내가 원하는 때에 장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유로움입니다. 남편의 스케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냉장고가 비워지면 내가 나가서 채웁니다. 아이들이 먹을 음식이 필요하면 내가 사옵니다. 이렇게 간단한 일이 이렇게 소중하다니 몰랐습니다.
4일 비용 48만원은 정말 가성비 좋은 투자였습니다. 가족을 위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얻었으니까요. 내돈내산이지만 정말 값어치 있는 돈이었습니다.
요즘은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마트를 갑니다. 비 오는 날도 가고, 밤에 필요한 것 있으면 바로 갑니다. 그런 자유로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합니다. 방문운전연수,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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